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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내가 누구인지 알았어. 나를 믿어! ”
눈이 훤히 보이는 짧은 앞머리와 다르게 길게 기른 머리를 낮게 묶어서 앞으로 넘겼다. 그동안 뭔가에 눌려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5학년부터 키가 훌쩍 자라고 근육도 붙었다. 잠시 볼 수 없었던 화관을 다시 쓰고 다닌다. 소라색 화관은 더 이상 시들지 않고, 향기로 가득하다. 이따금 어두운 밤에 에이사를 마주한다면, 은은한 빛을 내는 화관을 봤을지도 모른다. 입학한지 한참인데도 툭하면 울거나 수줍음으로 볼과 귀가 붉어지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망토는 목도리처럼 끌어올리기에는 느려서 그 모습이 숨겨지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만큼 자주 웃는다. 무뚝뚝하고 신경질적이던 기색이 사라지고 부드럽지만 강단있는 분위기가 자리를 대신한다.
(*@lover_girl1님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