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 친절한 | 소극적인 | 관조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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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한 무표정과 달리 안티스테스는 상당히 순한 편이다. 순진하다기 보다는 선선히 상대의 말에 긍정하고 들어주고 인정해주는 편이다. 상대방의 요구도 왠만하면 모두 들어주기 때문에 안티스테스의 화려하고 차가운 겉모습에 속아넘어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 안에 들어온 인물들은 백이면 백 순진하고 호구같은 모습에 이마를 친다. 안티스테스는 자신이 거부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것과 거절하는 것 자체를 미안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자책하지 않는다. 이제는 본인조차도 그런 성격을 수긍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다가오는 사람을 내치지 못하는 대신 자신이 다가가지 않는다. 관계의 형성에 타인이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성격인만큼 최대한 자신이 힘들지 않을 방법을 찾다보니 형성된 행동거지다. 상대방이 원할 때만, 그리고 요구할 때에만 친절함이 발휘된다. 천성이 착하기 때문에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지만 깊게 얽히는 것을 피하는 편이다. 이런 자신을 둘러싼 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조적이다.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 안 밀어내는’ 소극적인 행동 양상을 펼치자 자신의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딘지 조금 벽을 치는 듯한 행동이나 말은 모두 이러한 배경 때문에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