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닿지 않더라도, 할 수 없더라도... ”
앤 헤스티아 리시안셔스 / Anne Hestia Lisianthus
여성
163CM
52KG
허리까지 내려오는 백금빛의 머리카락과 선명한 금빛 눈.
라일라와 코빈이 주었던 화관 일부를 엮어 머리 장식으로 만들었다. 리온에게 받았던 향유를 이용했는지 은은한 장미향이 난다.
바람이 불면 프시케에게 선물 받았던 은색의 귀찌가 언뜻 보인다.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을 때도 많지만, 보존 마법이라도 걸어놓은건지 여전히 새 것 같았다.
넥타이에는 슈란트가 달아줬던 프리지아 브로치가 항상 달려있다. 학년마다 위치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넥타이 외의 곳에 브로치를 다는 일은 없었다.
완벽하고 싶다는 것만큼 커다란 욕심이 어디 있을까!
불안하게 느껴지는 걱정들이 모여 너를 신중하게 만들고,
그 신중함이 다시 모여 너를 너의 이상으로 데려다 줄 거란다.
앤 헤스티아 리시안셔스, 슬리데린!
점. 선. 면. 그런 것들이 모여 어느새 그럴듯한 입체가 되었고, 그녀의 능력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증명되었습니다.
차분함과, 굳건함. 그 두단어만으로도 앤의 성질을 충분히 표현 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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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불안이, 때로는 아픔이. 부정적인 감정이 머리를 타고 흘러내릴 때면 앤은 다시 세상을 둘러봤습니다.
헛된 희망은 갖지 않습니다. 다만,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해나갔을 뿐입니다.
앤은 자기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다른 사람들이 재단한 것 보다. 더 강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생일은 5월 27일. 유니콘의 털을 사용한 너도밤나무 지팡이에는 잎사귀 줄기가 양각되어 있다. 길이는 10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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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소유하고 있는 과수원과 정원들의 규모가 크고 환경 조성이 잘 되어있어 원예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주위에서 리시안셔스라는 성씨를 종종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이 영향으로 어릴적부터 어머니 소유의 정원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꽃의 이름과 꽃말을 익히며 산책하곤 했다.
현재 자신의 화단을 직접 관리하지 못한지 벌써 몇 년이 흘렀다. 간간히 호그와트의 온실을 둘러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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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의 크리스마스, 본가에 잠시 다녀온 앤은 카테리나와 이야기했던 비밀기지를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홀로 만들었다.
짙은 색의 암막 커튼, 에메랄드 빛 조명, 부드러운 쿠션이 올려져 있는 푹신한 소파와 벽난로, 멋진 물고기들이 헤엄칠 수조.
쓰지 않는 방을 개조하여 만든 그 곳은 슬리데린 휴게실 같았다. 여건상 기숙사 친구들의 초상화를 거는 일도, 방문객이 오는 일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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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마지막 방학이 끝나기 직전, 앤은 소식이 끊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어머니를 포함한 일가 친척 몇명과 머글계로 넘어갔다.
아버지는 찾아냈으나 어머니가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고, 그 과정중 앤 또한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학기 초 몇개월간은 목발을 짚고 다녔다. 스타킹을 신게된 건 아마도 이쯤부터.
피로, 스트레스, 비, 추위. 그런 것들이 종종 다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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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o.w.L.을 치루기 몇개월 전 어머니는 결국 돌아가셨다.
본래라면 아무리 마법사 세계여도 호그와트 밖을 나가는 건 불가능 했지만, 이 때 만큼은 학교측에서도 허락이 떨어졌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짧고 간단한 장례식. 국화대신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시던, 자신의 탄생화 데이지를 올려놓았다.
앤은 무너지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다시 깃펜을 잡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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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결과, 일반마법 E 변신술 E 마법의 역사 O 마법약 O 약초학 O 천문학 O 고대 룬문자 O 어둠의 마법 방어술 E.
컨디션 등 건강 문제로 신비한 동물 돌보기와 머글 연구는 응시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못해 우수한 성적.
틈만나면 벤치 위에 쓰러지듯 누워있거나 비척비척 돌아다니는 모습이 허투루 받은 성적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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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와 어깨동무를 하는 알테어, 사진을 찍고 있는 프시케, 페루티우스 옆에서 브이하고 있는 안티스테스, 헬리오 뒤에서 뿔을 만들고 있는 아일,
리온의 자연스러운 포즈 옆에서 벤저민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고 있는 히로까지... 참 다양한 사진이 앨범에 남아있었으나 사진이 늘어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즐겁거나 기쁜 추억을 담기에는 세상도, 친구들도, 자신의 상황도.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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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 응시가 불확실해진 상황 속에서도 앤은 학업을 놓지 않았다. 공부에 집중하면 걱정과 잡념이 사라진다는 이유였다.
때로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친구의 고민과 불안을 해결해줄 순 없어도, 옆에 있어주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으니까.
해피 뉴 이어. 우리끼리 전하는 인사. 그런 일상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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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준 물건들은 여전히 소지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