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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겨울, 전쟁이 끝났다.
순혈 우월주의와 어둠의 마왕의 부활을 추종하는, '그들'이 일으킨 전쟁이었다.
그들은 머글본, 혼혈, 그리고 그들의 옹호자가 있는 곳이라면 공권력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언론, 공공기관, 마법부까지도 그들이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들 스스로는, 그리고 마법 사회는 그들을 '죽음을 먹는 자' 라고 불렀다.
긴 전쟁이었다.
돌아보면 그랬다.
3년간 이어진 전쟁은 그들과 그들에 맞서 일어선 정의의 세력 모두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선과 악을 막론하고 마법사의 세계는 너무나 많은 피를 흘렸다.
그 해 겨울은 붉은 빛이었다.
그렇게 세기가 바뀌었다.
그들이 모두 바다 한복판 아즈카반의 두꺼운 벽에 수감 되었어도,
평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간 마법 사회의 틈새에 뿌리 깊게 박혀 있던 순혈 우월주의는 3년의 전쟁으로 온전히 뽑혀나가지 않았다.
사상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
어둡고 차가운 감옥 안의 극악무도한 범죄자, 죽음을 먹는 자. 그들은 우리의 가족, 친구, 또는 소중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희생된 무고하고 정의로웠던 사람들 또한 그랬다.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이고, 소중한 사람이었다.
결국 이 좁은 마법 사회가 우리를 갈라지게 만들었다.
더이상은 안 된다.
그들의 손에 희생당했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 이 사회의 정의 구현, 그리고 악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모두 처형시켜야 한다.
마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의 손으로라도.
스스로를 복수라 칭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더이상은 안 된다.
피는 피를 불러온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개인의 분노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절차와 법에 따라 마법부의 합리적인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종용하는 것이 우리의 영역이다.
스스로를 융화라 칭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어딜 가나 싸움, 싸움, 싸움이었다.
정의가 승리한 세상에서도, 마치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처럼.
중립적인 의견을 고수하며 꽤나 인도적인 처사에 대해 논하던 마법부 장관은
또 다시 두루뭉술한 정책을 내놓으려는 듯 공식 석상에 섰다.
2000년 가을,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 각자의 이유, 각자의 목적, 그리고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살얼음판을 걷는 정적이었다.
.
.
.
.
.
그리고 이 모든 건, 10년 후의 이야기.
이제 막 호그와트 급행 열차에 몸을 싣는,
새 학기의 우리들에게는 아득히 멀고도 알 수 없는 이야기.
1990년 가을.
이상하게 맑은 10월의 하늘 아래 평화가 있었다.
어둠의 마법사를 추종하는 이들이 그를 부활시킬 것이라는 헛소문이 떠돌아도
순수한 핏줄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불거지며 거리를 시끄럽게 만들어도
적어도 이곳 호그와트만큼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시대였다.
한치 앞을 모르는 우리는 그랬다.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고 즐거웠다.
언제까지고,같은 곳을 바라볼 거라고 생각했다.
◆
2000년
성장 후
◆
1990년
성장 전
◆
1996년
데스이터 출현
'그 사람' 부활
◆
1999년
불사조 기사단 승리
'그 사람' 사망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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