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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이야기를 알고 있지?

 

 

여신 데네스가 이 땅에 처음으로 현신 할 적에,

그 전까지만 해도 온 대륙이 메말라 모든 생명체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더라.

모래만이 가득한 황폐한 땅에서 예견된 죽음만을 기다리던 인간들 중에서도 어떤 보잘것 없는 여인 하나가 여신의 존재를 믿고 있었는데,

그 여인은 모두가 손가락질을 하여도 여신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신만을 위한 작은 신전을 지어 자비와 사랑을 내려달라 꼬박 백일을 기도 하였지.

 

그 갸륵한 정성에 응답한 여신은 여인의 앞으로 현신을 했고,

여인을 시험해 보고자 시련을 내려 여인의 진심을 알게 된 여신이 그 정성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니

그 눈물이 떨어진 곳에 하나의 신성한 나무가 열렸다더라.

 

여신이 이르길, 그 나무로 하여금 이 땅 위에 풍요가 자리하고 세상엔 수 많은 생명들이

그 풍요와 초록 위에 번영하리라, 발전하리라, 역사가 있으리라 그렇게 공표했고, 풍요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 약조했지.

 

그것이 이 신성한 여신의 나라, 켈시온의 창조 신화이자 건국 설화기도 한데.

 

하지만, 많은 신자들이 모르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어.

 

여신께서 최초의 여인 앞에 현신할 적에  말이야,

ㅡ그러니까 우리에게 풍요라는 축복을 내려주었을 때.

 

데네스 께서는 그 영광된 축복을 내려주며 하나의 대전제를 경고했다고 해.

 

"나의 충실한 데네브여, 반드시 명심하거라! 너희에게 약속한 이 자비를 결단코 사사로운 사익으로 거래하고 악용하지 말지어다.

그렇게 된다면 나의 경고는 곧 피할 수 없는 예언이 될지니, 이 땅은 다시금 무로 돌아가 ,죽음만이 자리하는 멸망이 있으리라."

 

여인은, 인간들은 약조했어. 반드시 여신의 뜻을 섬기며 당신의 자비를 이 세상에 전파하고, 나누고, 가꾸며 살겠노라고.

여신은 당신의 딸과, 그 딸이 사랑하고 어여삐 여기는 인간들을 믿었지.

 

 

"데네스시여, 약조 하겠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당신의 뜻을 배반하지 않겠나이다."

2.

9세기 말, 켈시온의 수도 데네스(Deneth).

 

최근 데네스에는 흉흉한 소문이 감돌았습니다.

몇 년 사이 부쩍 어지러워진 국제 정세 때문에 그런 걸까요? 그도 아니라면, 점점 더 기울어지는 위태로운 국운 때문일까요?

입에 입을 타고, 소리에 소리를 타고 점점 더 불거지고 몸을 키우는 한 가지의 소문.

 

[우리는 태초부터 이어진 신과의 거대한 약속을 저버렸고, 이는 예언이 되어 결코 피할 수 없는 종말을 맞을 것이다.]

 

그럴리가 없지, 아무렴. 데네스께서 우리를 버릴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게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종말론과 함께 떠도는 또 한 가지의 소문.

여신의 '예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사로운 사익을 위해 교황청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단 하나를 이용해 여신의 눈물을 운반하여 신의 자비를 사용하였고,

빠르게 사라져 가는 초목 지대와 이제는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비대해진 외세의 힘.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종말 뿐이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숲이었다던 황야를 떠도는 어느 미치광이가 외쳤습니다. 

어느 치가 뒤따라 외쳤습니다. 저 미치광이가 하는 말을 믿느냐고.

그 말을 듣던 방랑객 하나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현상들을 어찌 설명할 것이냐고.

 

3.

나라의 혼란 속에서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갑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갓 신학교를 입학한 것만 같은 우리도 어느새 2년 차를 맞이하게 되었군요.

 

각자의 목표와 신념, 여신 데네스를 향한 신앙심을 품고 신학교 ‘아르디예’에 입학한 후,

2년이라는 시간동안 어엿한 사제가 되기 위한 수련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몇 가지의 작은 소문들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선배 신학생들이 말해주곤 했던 신입생들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던 것 같죠? 

그게 언제부터였나요? 

아니, 우리가 그것을 들어본 적은 있던가요?

 

아르디예 바깥의 세상은 혼돈과 불신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믿음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누군가가 이르기를, 우리들을 최후의 신성력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켈시온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말까지도.

 

믿음의 부재와 불신이 스며들어가고 있는 9세기 말, 켈시온의 수도 데네스(Deneth).

최후의 신성력을 안고 아르디예에 남은 우리들,

마지막 믿음의 아이들은 구원을 맞을 수 있을까요?

 

 

ㅡ모든 것은, 여신의 가르침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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